2009년 04월 08일
정체
요즘의 나는 마음에 안든다. 책도 읽지 않고 놀지도 않고 맛있는 것을 먹지도 않는다. 아무거나 눈 앞에 있는 것을 먹고 눈 앞에 있는 것을 보고 아무것도 없다는 듯 아무 생각도 없다는 듯, 그렇게 행동하며 살아가고 있다. 완전 평균 이하/기대 이하의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다. 정체하고 있다. 홀로 꽃놀이를 가고 싶다. 가서 사진도 많이 찍어오고 싶다. 카메라 첫 롤을 다 썼는데 어떻게 빼는지를 몰라 다음 롤을 넣지 못하고 있다. 첫 롤을 다 쓴지 벌써 두 달이나 지났다. 나는 적어도 두 달이나 정체되었구나, 싶다. 손바닥만한 사이즈의 디카는, 갖게 되고 나서 '이제 사진을 참 많이 찍겠구나, 이렇게 작고 사랑스런 사진기가 생겼으니!'라고 생각했었지만 전혀 쓰지 않고 있다. 디카를 처박아둔지는 두 달도 더 되었을 것이다. 그렇담 나는 더 오랜시간동안 이렇게 살아왔었구나. 봄인데, 슬프다.
# by | 2009/04/08 09:16 | 22 | 트랙백





